당신이 무엇을 놓쳤는지, 사인하기 전에 제 눈으로 대신 확인해 드립니다.
박셰프 Kay Pak | 리얼터 2018~ · 모기지 에이전트 2019~ | Toronto · GTA
요즘 상담을 하다 보면 파워오브세일(Power of Sale) 매물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. 질문의 형태는 거의 똑같습니다. “그런 집은 사는 절차가 복잡하지 않나요?”, “일반인이 접근하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요?” 두 가지입니다.
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, 절차 자체는 오히려 더 간단한 경우가 많습니다. 많은 경우가 AS-IS, 즉 ‘있는 그대로’ 파는 조건이기 때문입니다. 어려운 것은 절차가 아니라 그다음에 오는 계산입니다.
01 절차가 간단해지는 이유 — AS-IS라는 두 글자
파워오브세일은 집주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했을 때, 대출을 해준 쪽이 담보로 잡은 그 집을 대신 처분하는 절차입니다. 그러니까 매도인 자리에 앉는 사람이 그 집에 살아본 적이 없는 쪽입니다.
살아본 적이 없으니 보증할 것이 없습니다. 그래서 일반 매물 계약서에 들어가는 매도인의 진술과 보증 조항들이 대부분 지워집니다. 지붕이 새는지, 배관이 어떤지, 벽 안쪽에 무엇이 있는지 —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습니다. 서류가 짧아지는 만큼 협상 여지도 줄어드니, 진행은 오히려 단순해 보입니다.
문제는 그 단순함이 확인해야 할 일을 없애준 것이 아니라, 그 일을 통째로 바이어 쪽으로 옮겨놓은 것이라는 점입니다.
02 그래서 바이어가 대신 확인해야 하는 것들
홈 인스펙션 — 일반 매물보다 덜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해집니다. 아무도 보증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.
점유 상태 — 빈집으로 넘어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. 세입자가 있는 경우 온타리오 임대차 관련 법에 따라 그 관계를 그대로 떠안게 될 수 있습니다.
타이틀 — 밀린 재산세, 공사대금 관련 유치권, 다른 채권 등록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. 반드시 변호사가 확인해야 하는 영역입니다.
붙박이·가전 — 냉장고, 조명, 심지어 붙어 있어야 할 것들까지 클로징 전에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. 무엇이 남는지에 대한 보장 역시 없다고 보셔야 합니다.
상환권 — 클로징 전까지 원래 집주인이 밀린 돈을 정리하면 거래가 그대로 멈출 수 있습니다.
03 진짜 어려운 대목 — 시세와 가격의 차이
여기서부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.
파워오브세일 매물은 대부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. 대출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 있던 집이 관리가 잘 되어 있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. 가격이 저렴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고, 동시에 레노베이션 없이 그대로 들어가 살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인 이유이기도 합니다.
한 가지 오해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. 파워오브세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시세보다 크게 싸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. 처분하는 쪽에는 합리적인 시장 가격을 받기 위해 성실히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. 헐값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. 그러니 가격이 낮게 보인다면 그것은 대개 ‘기회’가 아니라 상태에 대한 반영입니다.
가격표 대신 이 한 줄을 보십시오
매물 가격 + 들어갈 레노베이션 비용 < 그 동네 같은 조건의 시세
이 부등호가 성립해야 싸게 산 것입니다. 성립하지 않으면, 남들이 이미 고쳐놓은 집을 제값 주고 사는 것과 같거나 오히려 비싼 선택이 됩니다.
04 레노베이션 비용은 어디까지 잡아야 하나
문제는 이 계산이 일반 매수자분들께 어렵다는 것입니다. 금액을 정확히 뽑기도 어렵지만, 그보다 범위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잡을지가 막연합니다.
바이어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다 고치고 싶습니다. 하지만 셀러가 그 금액까지 다 빼주고 가격을 매겼을 리는 없습니다. 이 간극에서 계산이 무너집니다.
23년간 주방에서 일하며 배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. 재료를 다듬을 때는 버려야 할 것과 다듬으면 쓸 수 있는 것을 먼저 갈라놓고 시작한다는 것입니다. 집도 똑같습니다.
— 그래서 저는 세 층으로 나눠서 세시라고 말씀드립니다
1단계 안 고치면 들어가서 살 수 없는 것 [계산에 넣습니다] 구조, 지붕, 배관, 전기, 난방, 물이 새는 곳. 이건 선택이 아니라 비용입니다.
2단계 안 고치면 나중에 되팔 때 깎이는 것 [넉넉히 보면 여기까지] 오래된 주방, 낡은 욕실처럼 가치에 직접 반영되는 부분.
3단계 고치고 싶은 것 [계산에서 뺍니다] 취향의 영역입니다. 여기를 섞는 순간 세상의 모든 매물이 비싸 보이게 됩니다.
반대로 1단계를 빼놓고 계산하면, 계약서에 사인한 다음에 예산이 무너집니다.
05 한 가지 더 — 대출 쪽에서 다시 걸립니다
같은 이야기가 대출 쪽에서 한 번 더 반복됩니다. 상태가 나쁜 집은 감정 단계에서 예상보다 낮은 값이 나올 수 있고, 그러면 준비한 다운페이먼트로 부족해집니다. 매물의 상태가 곧 대출 조건이 되는 것입니다. 가격만 보고 계산기를 두드리셨다면 여기서 한 번 더 확인하셔야 합니다.
정리하면
파워오브세일의 구매 절차는 복잡하지 않습니다. AS-IS이기 때문에 오히려 단순합니다.
그 단순함은 확인해야 할 일이 바이어에게 넘어온 결과입니다.
가격이 싼 데는 이유가 있고, 그 이유는 대개 상태입니다.
따라서 시세와 매물 가격의 차이에 레노베이션 비용을 더해도 괜찮은 가격인지를 정확히 계산하셔야 합니다.
레노베이션 범위는 ‘안 하면 못 사는 것’부터 세십시오.
이 밖에도 고려하실 점들이 더 있지만, 가장 단순하게는 위의 포인트를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.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. 활기찬 하루 되세요.
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, 특정 매물이나 거래에 대한 법률·세무·금융 자문이 아닙니다. 개별 사안은 반드시 변호사 및 담당 전문가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. 필자는 온타리오주 공인 부동산 중개인이며 모기지 에이전트 자격을 함께 보유하고 있습니다. 모기지 진행은 소속 브로커리지를 통해 이루어집니다.